"아뇨. 전혀 아닌데요…."

　나는 그렇게 담담하게 고했다. 솔직히, 그런 상상 해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중학교 지나다 보면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보게 되고, 왠지 커터칼을 잡고 싶어질 때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도 그런 시절을 지나온 사람 중 한명이다. 그렇다고 해서, 진짜로 사람을 죽이겠다면───그건 어떨까. 역시 용기는 둘째치고, 사람이길 포기해야 하는 게 아닐까. 적어도 나에겐 그런 배짱이 없다는 건 확실히 안다. 그렇기에, 나는 고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선배의 물음에 복선이 깔려있었다.

　그녀는 긴 생머리를 휘부끼며 나에게 달려들었다. 방어할 틈도 없이, 그저 가슴팍으로 들어온 바람에 나는 제대로 낙법도 취하지 못한 채 쓰러져 버린다. 쿵. 꽤 큰 소음이 공간을 가득 메운다. 그리고 그녀는───내 가슴 위에 올라탄 채로 나이프를 댄다. 번쩍이는 나이프가 태양광을 받아 반사된다. 목에 대어진 나이프의 감촉을 느끼면서, 나는 진심으로 생각했다. 이건 미쳤다, 망할!

　"그래?"

　선배가 조심히 웃으면서 말한다. 그 웃음은, 왠지 사신을 닮은 것 같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오싹했다. 선배는 나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듯이───

　"나는 그렇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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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이상한 창작욕구로 인해, 막 써 제껴버렸습니다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