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분들의 글에 삘받아서 횡설수설 몇자 적어볼게여 ㄷㄷ;
첫째. 토론은 콜로세움이나 다름없고 토론만 하면 험악해진다?
토론은 애초에 콜로세움 검투사들의 싸움처럼 상대에게 훤히 적의를 대놓고 드러내놓고 으르렁거리는 것도, 궤변마냥 늘어놓는 키배도, 상대방의 자잘한 실수마저 들춰내어 이기기위해 다투는 논쟁도 아닙니다. 토론이란, 서로의 의견을 개인의 이해관계에 연연하지 않고 공적으로 조율하여 대화하며, 나아가 가장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것에 의의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조어인 '키배', '키워' 따위, 전원책과 진중권같이 토론이라는 이름 아래에 논쟁을 하는 사회적 이슈들, 또, 여러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벌어지는 쓸데없는 말다툼이나 사람 여럿이 볼 수 있는 게시판에 올라온 이름난 키배같은 것들을 보고,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논쟁'을 '토론'과 겹쳐보고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말이 좋아 토론이지, 대부분의 사람들이 소모성 논쟁을 하고 있을 뿐인게 아니냐는 얘기입니다. 그에 반해 진정한 의미에서의 토론을 하는 사람은 적죠. 또한 진정한 의미에서의 토론은 대개 토론이라는 인상을 주지 못합니다. 싸우지도 않았는데 토론? 그냥 대화지. 이런 식으로요. 그러니 종국엔 서로 이빨을 까고 으르렁거리는 것들만이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인상이 남게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토론 = 콜로세움이라는 공식이 은밀하게 일반화되고, 고정관념으로서 우리들의 머리 속에 고착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우린 그러한 고정관념들을 없애야하며, 재차 강조하지만, 토론에서 싸움이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새로이 머릿속에 각인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 논지로 우린 토론을 할 때 상대방의 논리에는 반감은 가지되, 상대방 그 자체에 반감을 가지면 안됩니다. 국회위원들의 몸싸움에 대해 'ㅉㅉ ㅄ들'이라 욕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싸움은 삼가야겠지요. 자신이 견해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상대방 자체를 나쁘게 보는 경향이 있는 것이 아니고, 정말 상대방이 싸움을 일으킬 수밖에 없는 요인을 제공하는 것이라면 무플과 신고가 답입니다.
둘째. 친목질은 없어져야 한다?
친목질이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전 친목질을 하게 되면 자연스레 뉴비올비 따지면서 뉴비를 배척하는 악행스런 관습을 문제로 삼고, 또한 그것을 올바르게 고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선 토론의 자세에서 콜로세움이라는 결과를 논거로 삼아 토론을 하지 말자. 보단 콜로세움이 형성된 이유라는 중간 과정을 알고 고치면 자연스레 결과 또한 올바르게 고쳐질것이라고 얘기했듯이, 친목질 또한 뉴비를 배척하는게 친목질의 폐단이라는 결과를 논거로 삼아 친목질을 하지 말자. 는 식으로 가지 말고 친목질을하면 뉴비를 배척하게 되는 중간 과정을 고쳐 올바른 친목질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친목질은 카페나 갤러리 등의 커뮤니티사이트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감초와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보고, 다시 감히 말하자면, 친목질 자체는 죄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말합니다. 우린 같은 반에 새로운 아이가 전학을 왔을 때, 어떻게 대해주었습니까? 그냥 무시했습니까? 아닙니다. 전 전학을 많이 다녀 보았고 전학온 아이도 대여섯번은 봐와서 잘 압니다. 언제나 반애들은 아무 말도 안하는 전학온 아이를 반의 조화의 틀 속으로 끌고 들어갔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의 친목질도 나친적식 마인드를 버리고 온당히 이런 성격을 띄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셋째. 토론은 캐캐묵은 떡밥 말곤 정말 할게 없나?(아래 수요공급님 글 보고..)
또 결과로 말하지 말고 중간 과정을 고치자는 소리입니다만, 케케묵은 떡밥들밖에 없다는 결과를 논거삼아 소설에 대해 대화해봤자 다 부질는 짓이다. 라고 생각하지 말고, 케케묵은 떡밥들을 들고오는 중간 과정을 고쳐 좋은 토론거리를 들고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가령 "좋은 플롯은 머가 있을까"라는 소설계의 캐캐묵은 떡밥이라도, 여러 갈래로 나뉘어서 좀더 전문적으로 만들면 좋은 토론 떡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걸 좀더 변형시키면 "감동적인 플롯을 어떻게 만들까?" 더 나아가면 "독자의 연민을 유발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등의 질문으로 다가갈수도 있을것 같고, 뭐 토론이란게 다 그렇듯이 하다보면 여러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자연스레 자기가 모르던 것들을 많이 습득하게 될 것입니다. 하다보면 정말 누가봐도 올바른 모범답안을 찾아낼 수도 있겠고요.
넷째. DC화?와 노엔사이트에 대해
이건 건의라고 봐도 무방할 얘기인데요. 분명 싣노의 DC화와는 정반대로 상호간의 예의를 지키고 소설에 관해 올바르고 유익한 대화를 자주 한다면, 적어도 소설 지망생들이나 뉴비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줄 것은 확실하다고 봅니다. "난 라노베작가가 될거야!"하면서 강한 의지로 왔는데 자게를 가보니 "님들아 LOL하세요 LOL", "사이퍼즈 연장정검하네ㅡㅡ", "마인크 정예멤 모집합니다" 따위의 글만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점점 의지를 잃어갈듯 싶습니다.
유익한 대화는 그 자체만으로도 토론을 하는 '올비'들에게도 좋을 것 같구요. 모 갤러리같이 "좋은 소설좀 추천해주세요!" 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 망작만 추천해주는 것도 당사자들은 재미있을지 몰라도 하나의 뉴비 배척이 될수 있고, 또 확실한건 멋진 수작들을 매장하는 데에도 힘을 쓸 것이라는 점입니다. 딱히 아래 아련꽃님의 글에 덧글 단 분들에게 하는 말은 아니에요^^;; 아니 거기 덧글 단 분들에게 한 말 맞습니다! "얼마나 대단하기에 그 만은 글들중에 추천을 할 수가 있는거지?!"하는 기대반설렘반의 마음으로 가서 봤더니... 와우~^^;; 정말 명작이더군요
말이 옆길로 샌듯 한데, 다시 원래 하던 얘기로 돌아가서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것도 전략 비스므리한 것으로, 사이트 커뮤니티 내의 질을 높여서 새로 늘어나는 불꽃같은 의지를 가진 라노벨 지망생들을 끌어들이자는 취지입니다. 요즘은 사회적으로 "애니메이션"이라는 부류가 점점 서브컬쳐에서 메인으로 올라오는 추세(제 경험으론 요세는 노는 동급생언니오빠누님형님동생들께서도 학교에서 애니얘길 가끔 꺼내고, 또 폰에 애니를 담아와서 보더군요)이니 그만큼 조만간에 라노벨 지망생은 급증할 것 같고, 그 폭풍같은 시기가 오기 전에 커뮤니티의 질을 미리 높여놓아 라노베 지망생들을 잡을 수도 있겠다는 얘기입니다. 커뮤니티의 레벨업와 동시에 사이트 자체에서도 여러가지 획기적인 이벤트를 많이 벌인다면(이건 노엔 특기이니ㄷㄷ;) 혹시 모릅니까? "야 라노벨 사이트 어디가 좋아?" "노블엔진ㄷㄷ" 같은 상황이 올지도요...
작법연구소와 1챕터의 승부, 노벨라이즈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노엔은 정말 정열적이고 도전적입니다. 게다가 재투고건과 상금외 별도인세 제공을 보세요. 이 얼마나 공격적입니까? 공격은 최선의 방어라는 격언을 실천하는게 쉬운게 아니지요. 전 그런 노블엔진의 발전하고 변하려는 모습을 높이 봅니다. 전통을 지키라고 하는 것은 높으신 분들이나 하는, 변하기 싫고 변할수 없는 것에 대한 가장 합리적인 변명이 아니겠습니까?
한국 애니메이션 시장도 점차 커질 것이고, 한국 라노벨 출판사들도 이러한 가능성을 알고 믿기 때문에 현재는 수입도 그다지 많을 것 같지는 않은 좁아터진 시장을 부여잡고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게 아닌가요?
결론은, 섣부른 DC화를 자제하고 개념있는 네티즌을 지향하는건 너나우리노엔 모두에게 좋을 것 같다는 것입니다.
...뭔가 말이 많아졌네요 처음엔 그냥 첫째만 적어보려고 햇는데 흠...
장문 읽느라고 수고하신 분들에게 눈정화 짤이라도 몇개 바쳐야겠습니다 ㄷㄷ
얍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