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라이트노벨이라는 장르의 정의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론이 날 수 없는 토론이라고 생각합니다. 장르를 구분하는 기준으로써는 의미가 없기 때문이죠.

듣자 하면 라이트노벨이라고 가벼운 소설만 나오는 것이 아니고, 별 별 특이한 글이 다 라이트 노벨의 범주에 들어가는 모양입니다. 출판사는 '이 소설은 라이트노벨에 적합하다'라고 분류해서 라이트노벨 레이블을 달고 출판하는 게 아니라 '적당히 재미있고 팔릴만한 글'을 라이트 노벨이라는 레이블을 달고 팝니다.

요컨데 라이트노벨이란 장르적 특성이 정의될 수 있는 게 아니라, 출판사에서 적당히 재밌고 팔릴만한 글을 꼽아논 일종의 제품군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판타지니, 무협지니, 할렘물이니 하는 오래 된 장르를 달고 내놓자니 너무 식상하다는 거죠.

마케팅이란 것은 말입니다. 계속 변화와 신선한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야 눈을 끌 수 있고, 눈을 끌어야 유행이 일어나고, 유행이 일어나야 소비가 창출되 거든요.

그러니 무엇이 라이트노벨인가 하는 고민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에도 재능있고 근성있는 작가들은 재미있는 글을 써낼테고, 라이트노벨이라는 이름이 식상해질 때까지는 그게 무엇이 되든 라이트노벨이란 이름으로 팔려 나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엔 라이트노벨에게 기존 소설과 다른 혁신이나 결정적인 차별점은 없다고 봅니다.

보다 흥미 위주의, 멀티미디어에 익숙해진 독자들을 의식해 나온 소설이라는 입장도 있는데, 다른 글들도 그런 추세로 가고 있습니다. 그건 시대의 대세지, 특정 장르의 특징은 아닙니다.

삽화의 유무, 판본의 크기, 캐릭터의 비중... 무엇이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라이트노벨만의 정체성이 될 수 있단 말입니까?

정말 장르의 구분으로써 성립한다기보다는 그저 마케팅 전략이 불과한 거겠죠.

라이트노벨이란 신기루에 붙여진 이름 같은 거겠죠.

...이상의 이야기를 전제로 생각해보면, 만약에 여러분의 소설이 "라이트노벨로 적합하지 않다"라는 이유로 딱지를 맞는다면 그건 그냥 "안 팔릴 것 같다"라는 뜻으로 해석하면 되는 겁니다.

(본문과 연관성이 있는 짤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