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인생은 세이브와 로드가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미연시와 달리 현실은 무언가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은 뒤 다시 돌아가거나 중요한 순간이 닥쳤을 때 저장해둘 수 없습니다.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고, 빠르거나 느리게 만들 수 없죠. 그 사실을 깨달으면 지금 지나가고 있는 1분 1초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후회한다고 해도 돌아갈 수 없습니다. 항상 들었을 말이지만, 항상 소름 끼치는 말이기도 하죠.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인생은 지금은 기억나지도 않는 예전의 어떤 때가 결정해놓은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더 나은 인생을 살아보기 위해 힘들더라도 자신을 조금씩 바꿔보는 게 어떨까요.

2. 인생은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배울 수 있습니다.

게임은 선택지가 있고, 선택지 중에서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기만 하면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습니다. 어여쁜 여자와 관계를 맺거나 이 세상의 영웅이 되거나, 자신의 바람을 이룰 수 있죠. 하지만 인생에는 그런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무언가를 선택해야 하죠. 자신이 선택지 그 자체가 되어 닥쳐오는 일들에 대한 선택지를 골라야 합니다.

단 하루라고 해도 엄청나게 많은 선택지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침에 정신을 차렸을 때, 다시 자버릴 것인가, 일어날 것인가. 오늘 밥은 무엇을 먹을 것인가. 오늘은 무엇을 할 것인가. 오늘은 누구를 만날 것인가. 오늘은 무슨 공부를 하고 무슨 책을 읽으며 미래를 위해 어떤 대비를 해야 할 것인가.

이 조그만 하나하나의 선택지들이 결국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고 미래의 우리를 만들겠죠. 이 생각만 가지고 있다면 지금 우리가 마주한 선택지들의 중요성과 그만큼 바뀔 미래에 대한 기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3. 자신이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미연시 속의 남성들은 대부분 잘생기고 평균적인 몸매를 가지고 있으며 공부를 잘하고 운동을 평균보다는 살짝 잘하는 정도로 '멋진 남자'라고 불릴 요소가 충분합니다. 조금은 둔하고 얼빠진 사람이라도 기본 베이스가 되어 있다는 느낌이죠. 그런 상태에서 좋은 선택지를 골라 여자에게 따듯하게 다가간다면 어떤 여자든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미연시가 현실과 다르다는 것을 질책하기보다, 미연시에 있는 남자 주인공들이 직접 되려고 노력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잘생겨지진 않더라도, 외모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고,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보고. 운동을 잘 하지 않았더라도 헬스장을 갑자기 끊어버리기보단 매일 아침마다 달리기를 하거나 트레이닝을 해본다던가. 그런 조그만 변화가 점점 쌓여 나중이 되면 확실히 바뀌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4. 미연시와 달리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감추며 살아갑니다.

미연시에서는 여자(히로인)들이 자신의 약점을 남자 주인공에게 보이고, 남자 주인공은 그 약점을 치유해주며 서로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방향으로 전개가 됩니다. 하지만 현실의 사람들은 그런 약점을 잘보여주지 않죠. 그리고 당신이 아무리 그/그녀에게 잘해주려고 해도, 친하지 않은 사람이 자신을 달래주려고 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오히려 기분 나빠할 수도 있고요. 애초에 사랑이라는 것은 많은 조건들이 교차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그저 잘해주는 것만으로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미연시에서라도 남자 주인공이 여자를 어떤 사건에서 구해준 '것만으로' 서로를 좋아하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남자 주인공의 행실, 외모, 성격 등등으로 어떤 사건에서 구해준 것에 대한 접점으로 서로를 살아가며 사랑에 빠지게 되는 겁니다.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말을 하니까 조금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점은 위에서 언급한 3번, '자신이 멋진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도 같은 말입니다. 일단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높인 다음에 남을 도와주려고 하는 순서를 밟아나가는게 어떨까요. 자신이 떳떳하지 않은 상태로 남을 도와주려고만 한다면 분명 언젠가 공허해지는 때가 올 겁니다.

5.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입니다.

여러분들과 제가 미연시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미연시를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렇다면 당신이 애니메이션을 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당신이 애니메이션을 보자고 생각한 순간, 당신은 무엇에 의해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다고 느끼게 되었나요?

그저 심심해서. 할 것이 없어서. 애니메이션과 미연시가 좋아서. 라고 대답할 수도 있겠지만, 내면의 깊은 곳을 들여다보면 우리들은 외롭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미연시와 애니메이션 속의 세상은 매우 따듯하고 아름다운 곳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은 분위기의 작품들도 있지만, 그런 작품들은 원래 그러기를 바라고 만들어진 곳이지, 대부분의 작품들은 청춘과 사랑으로 물든 그런 작품들입니다. 그렇지 않은 분위기라도 해도 분명히 사랑과 우정이 깃들어 있습니다.

물론 미연시나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현실에서 보이는 사람들보다는 무척 개방적이고 따듯합니다. 우리들에게 아무 이유 없이 사랑을 베풀거나 우정을 베풉니다. 현실과는 다른 모습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런 것들이 좋은 겁니다. 그런 것에 목말라 있는 겁니다. 사랑이나 우정, 청춘과 따듯하고 아름다운 세계에. 현실을 부정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모든 사람은 목말라 있습니다. 우리만 다른 것이 아니고, 다들 모른체 하고 있는 겁니다. 누군가는 애니메이션으로, 누군가는 미연시로, 누군가는 연애로, 누군가는 취미생활으로, 누군가는 또 다른 방법으로. 자신이 외롭지 않도록 살아가는 것 아닐까요.

미연시와 애니메이션은 좋은 작품입니다. 하지만 너무 빠져들지 말고 현실을 똑바로 직면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서서히 작품들에게서 벗어나서, 현실에서도 외롭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하길 바랍니다. 처음은 힘들겠지만, 점점 시간이 쌓이며 힘들지 않을 때가 올 겁니다. 그 때를 위해 살아보자고요.

암튼 요즘 엔젤비트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