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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잡고 잤을텐데?! 1권 다소 냉소적인 비평
글쓴이: 스파이킴
작성일: 14-06-21 18:30 조회: 2,695 추천: 0 비추천: 0
5페이지 가량 넘겼을 때 든 생각은 용케 이런 걸 출판시켜준다는 사실에 놀란 것과 이러한 것이 수요가 있는가에 대한 놀라움 이 두 가지였다.

작가는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다시 검토는 해본 것일까, 하다못해 편집자가 왜 초등학생 수준의 어법 이탈에 대해 지적을 하지 않은 것일까.

'혹시 무서운 꿈이라도 꾸면 외치면 내가 갈테니까, 응?'의 대사를 읽을 때는 미간이 찌푸려졌다.
명사는 어디다 팔아먹고 어떻게 저런 말이 성립할 수 있는지 작가에게 책을 들이대며 따지고 싶을 정도이다.

기본적인 것을 넘어서 작가의 밑도 끝도 없는 도입부는 정말 불쾌하였다.
반친구들이 주인공을 향해 따지는 장면을 묘사하는 것은 라이트노벨의 라이트를 넘어서 경박스럽고 심히 불쾌할 정도의 오버였다.
이들을 묘사하는 것에서부터 이 책에 대해 큰 실망감을 느꼈다. 아무리 일본 애니메이션과 같은 맥락의 엔터테이먼트 소설이라 할지라도 수준을 넘어섰다.

여러 주요인물이 모여서 이야기가 진행될 때도 캐릭터들은 따로 논다.
학교에서 주인공이 반친구들에게 매도당할 때 딸(?)은 저 멀리 있는 사람마냥 한 번의 언급없이 장이 넘어갈 때서야 불쑥 등장한다.
그냥 무대뽀로 주인공과 여자주인공의 실없는 대화만 오가고 주요인물인 딸(?)은 일절 묘사가 없다.
기본적인 흐름에 있어서도 이런 마찰을 주는 것은 결국 라이트노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캐릭터성'의 요소마저 갉아먹는 기능으로 작용하였다.

캐릭터 묘사...라고 해봤자 작가는 반 친구가 주인공과 대화를 할때도 반 친구1,반 친구2 이상의 설정도 짜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여자주인공 묘사밖에 없었지만 이 또한 매우, 아주 화가 날 정도로 불친절하였다.
라이트노벨의 작가는 일러스트를 믿고 주요인물에 대한 묘사를 이딴식으로 밖에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가?
진부하기 짝이 없는 묘사로 딸(?)의 묘사가 건성건성 이루어졌다. 큰 눈까리,꼬집어주고 싶은 볼,귀여운 입술 끝.
물론 본인은 본 도서를 라이트노벨에 대한 연구의 목적으로 캐릭터 묘사를 어떤 식으로 하는가에 대해 매우 의식적으로 분석해가고 있었기 때문에 일반독자의 독서평과는 상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설마설마하였는데 그 설마는 맞아떨어졌었다.
눈 크다, 뺨 묘사,입술 묘사 3단 얼굴설명 레파토리는 그대로 여자주인공 자세연의 묘사방식으로 넘어가 딸의 묘사와 별 다를 바 없이(정말 텍스쳐 그 자체로 거의 차이가 없이) 묘사되었다.

이는 라이트노벨의 작가가 은연 중에, 혹은 의식적으로 일러스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작가로서의 역량이나 자세가 얼마나 열등한가에 대한 판단으로 직결되었다.

라이트노벨에 대한 세간의 시선과 함께 '미소녀 일러스트있는 책'이란 속성에 대해 왈가왈부하고 있는 가운데 이런 작가의 묘사는 다소 사소할지라도 라이트노벨 그 존재 의의에 대한 깊은 재고가 필요한 점이라 생각한다.

그나마 이 작품에서 돋보이는 것을 꼽자면 주인공의 유머러스한 독백 정도라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도가 지나쳐 읽는 이에게 있어 짜증을 유발할 수도 있기도 할 것이다.
가뜩이나 정박아같은 여자주인공에게 태클을 걸어주는 타입의 캐릭터는 혹자에게 있어 재수없는 캐릭터일수도 있는데 한숨섞인 독백의 남발은 결코 독자에게 있어 눈요깃거리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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