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의 매력을 끌어내는 인간관계

　캐릭터는 독립해서 존재하는 섬나라 같은 것이 아닙니다.
　서로 관계를 가지며 영향을 주고 받는 것입니다.

　캐릭터를 만든다는 것은 바꾸어 말하자면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만일 무인도에서 혼자 생활하는 인간이 있다고 한다면 어떨까요?
　그 사람이 절세 미녀라고 해도 그녀는 미녀라는 속성을 가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녀를 미녀로서 대접해주는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무인도에서 “나는 절세 미녀라구요!”라고 혼자서 절규해도 허무할 뿐입니다.
　 “바보냐!?”하고 딴지를 걸어주지도 않습니다.

　미녀를 등장시키고 싶으면 그녀를 미녀 취급을 해주는 등장 인물이나 주변의 눈이 필요해지게 됩니다.

　이 캐릭터의 상관관계를, 각각의 매력을 끌어 내도록 설정하는 것이 캐릭터 만들기의 요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드센 성격의 미소녀라는 속성을 가진 캐릭터를 만들고 싶다고 합시다.
　가장 흔한 실수는 드센 성격의 미소녀라는 캐릭터 설정을 만들면 모든 캐릭터에게 드센 언동을 하게 만들어버리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드센 성격이라고 해도 상대와 관계에 다라서 그 정도는 달라지게 되는것입니다.
　
　후배는 심부름꾼 노예 취급, 친구에게는 기승을 부리고, 존경하는 부 활동 고문 선생님에게는 자기 주장을 하지만 순종……
　하지만 오빠에게는 약한 면을 보여 그의 앞에서는 강한 척 하는 가면을 벗는다 라는 식의 설정을 하면 리얼리티가 대폭 늘어나 인간미가 생겨납니다.

　이처럼 핵심이 되는 인격을 기본으로 하여 상대와의 관계에 따라 그 인물의 언동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깊이가 있는 캐릭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당신 주변에도 아랫 사람에게는 강한 태도를 보이지만 엄격한 선배에게는 굽실굽실 하거나
친구에게는 기본적으로 상냥하지만 과거에 빚을 떼인 적이 있는 A 군에게는 태도가 냉정하다…… 라는 식의 사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 사람은 냉혹하다, 저 사람은 온화하다 하는 성격의 평가는 반드시 맞는 것은 아닙니다.
　저 사람은 대립하는 A에게는 냉혹하지만 친구인 B에게는 온화하다는 것이 실제의 인간입니다.

　살아 있는 인간은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지고 있으며 대면하는 상대에 따라 그 얼굴을 달리합니다.
　이는 픽션의 세계를 사는 가공의 캐릭터도 마찬가지입니다.

　’타인이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격언 대로 타자와의 관계에 따라서 등장 인물 안의 개성이 끌어내어지는 것입니다.
　연애물 등에서는 히로인 자신도 모르는 일면을 연애 대상인 남성 캐릭터가 끌어 내어주면 재미있게 됩니다.

　예를 들어 야마구치 노보루의 라이트 노벨 [제로의 사역마]에 등장하는 히로인 루이즈는 주인공을 개 취급을 하며 차거나 때리거나 폭행을 가합니다.
　조금 너무한 것 아닌가도 싶은 드센 성격으로 자존심 강한 미소녀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주인공 사이토가 그녀에게는 노예나 다름 없는 ‘사역마’라는 신분이기 때문입니다.
　루이즈는 반 친구인 다른 남성 캐릭터에게도 대체로 드센 언동을 하지만 같은 ‘귀족’이라는 신분 때문에 이렇게까지 극단적인 언동은 하지 않습니다.

　친구인 큐르케에게는 말로는 이기지 못하고 놀림을 당한다거나 타바사에게는 너무 심한 말은 하지 못하다는 등의 면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엄마에게는 공포를 느끼고 무서워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면을 보이는 것으로 루이즈라는 캐릭터의 인간성이 보이게 됩니다.

　또한 주인공인 사이토는 처음에는 루이즈에게 ‘사역마’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연인으로 승격되어 대접이나 보여지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자존심 강한 루이즈가 사이토 에게 만은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애교 있는 태도를 보인다! 여기에 넘어가는 것이지요.
　
　사이토에게 만은 과도하게 폭력적, 사이토에게 만은 애교 있는 면을 보인다 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캐릭터에게도 같은 행동을 보이게 되면 루이즈에게 사이토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게 되어버립니다.

　재미있는 것은 주인공의 입장은 한없이 연인에 가까운 상태입니다만 ‘사역마’라는 속성도 유지가 되는 것입니다.
　루이즈는 질투심에 휩싸일 때 마다 사이토에게 심한 말을 하고, 가랑이를 걷어 차며 마법으로 날려버리는 등 인정 사정 없는 처벌을 합니다.
　
　캐릭터의 성격이나 언동은 이처럼 극단적일수록 인상에 남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유도 없이 폭력적인 언동을 하게 하면 그냥 위험 인물이 되어버립니다.

　사역마는 주인인 마법사의 노예 신분으로, 여성으로서 질투를 느꼈을 때 인권을 무시한 처벌을 해도 루이즈는 인격 파괴자로 보이지 않습니다.
　’사역마’라는 사이토의 속성은 루이즈가 극단적인 처벌을 해도 독자들이 받아 들일 수 있는 기반으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사역마’이면서 동시에 ‘연인(미만)’이라는 이중 관계성은 두 사람 사이에서 어긋남과 밀고 당기기를 만들어 내어 재미를 줍니다.

　사실은 사이토가 좋으면서 사역마와 주인이라는 관계상의 자존심 때문에 차가운 태도를 보인다거나 입장을 이용하여 그를 자신의 명령에 따르게 만드는 루이즈를 보고 독자들은 웃음을 짓는 것입니다.
　루이즈는 ‘공’적인 입장에서는 사이토를 사역마로서 대하지만 ‘사’적인 영역에서는 좋아하는 남자이기 때문에 어떻게 대해야 할지 예측 할 수 없는 점이 있습니다.

　사이토도 루이즈의 태도가 ‘사역마’로서 자신의 몸을 걱정해주는 것뿐인 것인지 연인으로서 봐주고 있는 것인지 이야기의 중반에서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루이즈와 사이토, 양쪽의 매력을 끌어 내 주는 원천이 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이 ‘캐릭터에게 이중의 관계성을 가지게 한다’는 것입니다.
　
　루이즈가 모시고 있는 여왕 앙리에타는 그녀의 ‘주군’이면서 동시에 소꿉친구 이기도 합니다.
　공적인 장소에서는 구별을 하여 신하의 예를 갖추지만 둘 만의 시간이나 사적인 만남에서는 친구로서 대합니다.
　’두 가지 면모를 사회적인 상황에 맞추어서 구별하여 사용한다’는 것은 캐릭터에 다면성을 부여하는데 굉장히 효과적입니다.
　캐릭터가 살아 있는 사람으로서 리얼리티를 가지며 매력이 깊어집니다.

　그 밖에도 요시다 스나오의 [트리니티 블러드]의 주인공 아벨 나이트로드도 상사인 국무성성 장관 카테리나 스포르차와 이중의 관계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사’와 ‘친구(짝사랑?)’입니다.
　후자는 숨겨진 관계이기 때문에 작중에서 묘사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아벨은 공식적으로는 교황청이라는 조직의 바닥 중에서도 바닥에 불과합니다.
　또한 실수 투성이에 느긋한 성격이라 동료로부터는 자주 ‘바보 신부’라고 불립니다.
　그는 평소 교황청의 대 간부인 카테리나에게 “우리 상사 엄청 무서워요”하고 그녀를 화나게 하는 언동을 반복합니다.
　실제로 카테리나도 그를 부하로서 용서 없이 사지로 내 몰아 공적인 장소에서 특별 취급은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 보여주기 용이고 개인적인 상황에서 두 사람이 만나면 친구로서 다른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는 면을 보여줄 때가 있습니다.
아벨의 일인칭이 ‘저’에서 ‘나’로 바뀌고 말투도 진지해 지는 등 카테리나에게만 보여주는 진짜 모습이 있다는 것이 실로 미스터리어스 하여 두 사람의 과거와 관계를 더 알고 싶다! 고 생각하게 합니다.
　즉 여기에서도 ‘공’과 ‘사’의 관계가 다른 것입니다.

　게다가 이중 관계성은 등장 인물에 다면성을 부여하는 것만이 아닙니다.
　둘의 관계가 ‘친구’이면서 ‘숙적’, ‘짝사랑’이면서 ‘적’등으로 상반되는 경우 캐릭터의 내면에 갈등을 생겨나게 하여 드라마를 자연스럽게 끓어오르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만화 [베르세르크]의 주인공 가츠와 그리피스는 ‘친구’이면서 동시에 ‘숙적’이라는 이중 관계가 있습니다.
　가츠는 그리피스가 최고의 친구이지만 과거에 통렬한 배반을 당했기 때문에 쓰러뜨려야 할 적으로서 증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완전히 그리피스를 증오하지 못하고 갈등하고 있습니다.
　그리피스도 가츠를 유일한 친구로서 인정하고 있으며, 친구이기 때문에 그를 배신했다는 복잡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며 서로 끌리지만 싸울 수 밖에 없다 는 상황은 읽고 있으면 짜릿짜릿합니다.


●공기 캐릭터를 만들지 않는 요령
　 신경 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스토리에 그다지 관계가 없는 ‘공기 캐릭터’를 만들지 않는 것입니다.
　’공기 캐릭터’란 공기처럼 존재감이 없는 등장 인물, 있기만 한 존재.
　어라, 이 캐릭터 없어도 되지 않아? 등장하는 의미가 있어?
　하고 독자들이 생각하게 하는 캐릭터 입니다.
　
　캐릭터란 이야기라는 중후한 퍼즐을 만드는 조각 같은 것입니다.
　조각은 하나 하나가 퍼즐을 완성 시키기 위해서 필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야기를 완성시키기 위한 조각에 쓸모 없는 것이 섞여 있으면 그림에 포함되지 않는 부분이 불협화음을 일으켜 완성도를 떨어뜨리게 됩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１・ 등장 인물의 수를 너무 많게 하지 않을 것.
２・ 캐릭터의 관계 도를 만들 것.

　이 두 가지를 권합니다.
　
　캐릭터는 너무 많이 등장시키면 각각의 존재감이 희박해집니다.
　원고 용지 300매의 장편 소설에 이름이 있는 캐릭터를 20명이나 등장 시킨다면 각각의 개성을 깊게 그려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게 됩니다.
　독자는 사람 이름을 기억하는데 만 고생을 하게 되고 필자에게 상당한 기량이 없다면 이야기로서 파탄 나게 되어버리겠지요.

　오래도록 계속되는 연재 만화등은 스토리를 이어나가기 위해서 차례 차례 새로운 캐릭터를 더해 간다는 방법이 있습니다.
　격투 만화의 경우라면 과거의 캐릭터는 자연스럽게 사라지니까 괜찮지만(예외 있음), 러브 코미디나 개그만화의 경우에는 캐릭터가 너무 많이 늘어나면 등장 장면이 줄어버리는 ‘공기 캐릭터’가 생기게 되어버립니다.
　이렇게 되면 위험 사인입니다.
　이야기가 매너리즘 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새로운 캐릭터를 더해가면서 너무 많이 늘어난 캐릭터를 다 포용하지 못하고 파탄을 향해 갑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이야기에 계속 참가하는 레귤러 멤버와 특정 에피소드가 끝나면 이야기에는 등장하지 않게 되는 게스트 캐릭터를 구분하면 좋습니다.
　만화 [시티 헌터]등은 레귤러와 게스트를 완전히 구분하여 레귤러가 너무 늘어나서 이야기가 망가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또한 캐릭터 간의 이름을 화살표로 연결한 캐릭터 관계 도를 만들면 창작에 도움이 됩니다.
　
　캐릭터를 독립한 작은 섬과 같은 존재로 하지 않고 각각을 관계로 엮는것입니다.
　이 캐릭터와 이 캐릭터는 친구, 형제, 사제, 연인, 짝사랑, 라이벌, 적대 등으로 관계를 정해 나갑니다.
　이처럼 각각의 캐릭터를 서로 관계 시키는 것으로 스토리에 참가하지 않는 존재감 없는 캐릭터를 만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개릭터들을 더욱 강하게 묶어 스토리를 재미있게 하는 관계는 ‘대립(적대)’와 ‘연애 감정’입니다.
　
　이야기의 형태는 ‘적대하는 존재와 싸운다’, ‘사랑을 이룬다’ 두 가지가 최대 파입니다.
　왜냐하면 이 둘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흥미를 느끼고 쾌감이나 흥분을 얻을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부인이 남편이 바람 피는 현장을 급습해서 불륜 상대와 난장판을 벌인다’라는 것은 낡고 낡은 낮 드라마의 소재입니다만 이 조마조마함이 참을 수 없습니다.
　부엌칼을 들고 상대를 찌르기라도 하면 최고!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과자를 우적우적 먹던 손이 멈추고 텔레비전 화면만 바라보게 됩니다.

　라이트 노벨 취향의 이야기를 만든다고 한다면 ‘두 사람의 미소녀로부터 어프로치를 받은 주인공이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이다가 그 두 여자가 그 남자 앞에서 만나 일촉즉발의 상태가 되었다’등의 장면을 그리면 재미 있습니다.
　주인공이 부러워서 죽이고 싶어지게 됩니다만……

　또한 같은 조직의 동료는 모두 사이 좋게 하지 말고 허영이나 출세욕으로 서로 발목을 잡거나 존경하는 마음에서 라이벌 관계가 된다거나 하면 긴장감이 생겨 재미있게 됩니다.
　연애 감정이 엮이게 되면 그만큼 캐릭터의 관계는 복잡하게 되어 조직 내부에서도 불화의 씨앗이 되기도 합니다.
　대립 관계나 연애 관계로 캐릭터를 서로 묶는 것으로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스토리가 생겨날 소지가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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